프로테스트 대회개요 칼럼
  • 칼럼

칼럼

컬럼 상세보기
제목 2020 2차 "이제 내 기술과 능력을 의심치 않겠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1-04 10:52:03 조회수 1112
2020 2차 "이제 내 기술과 능력을 의심치 않겠다" 2021-01-04

퍼펙트 토너먼트에서 필리핀 군단은 꾸준하게 강세였고, 그 중에서 올리버는 매번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4강에 세 번, 결승에만 세 번 올랐지만 고비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올리버의 실력은 왜 이렇게 우승이 늦었는지 의아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퍼펙트 첫 우승을 축하한다. 먼저 우승 소감부터.

감정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복잡한 기분이 교차하지만 행복감이 더 크다. 결승전이 끝난 뒤에도 여전히 집중력이 남아 있었고 벅찬 감정이 사그라들지 않았다. 한국에 올 때, 다트를 시작할 때 기억들도 떠올랐다. 퍼펙트에 훌륭한 선수들이 많아 결승에 오르는 것도 힘들다. 나의 대견함에 감사한다.

박여준과 결승전은 결점 하나 없는 완벽한 경기였다.

신경이 곤두서고 긴장으로 꽉 찬 게임이었다. 박여준은 나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친구다. 워낙 훌륭한 선수여서, 내가 한 번만 실수하면 그는 게임을 일방적으로 리드하거나 지고도 뒤집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만 제대로 던지자, 내 게임에만 집중했다. 그 결과가 좋은 스탯츠로 나왔다.

대회 전에 챔피언이 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나.

전혀 아니다. 오프라인 결선 경기에 참가하기 전에는 내 스킬을 의심했고 자신감도 별로 없었다. 평소 루틴대로 연습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에는 매일 연습했지만, 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더 즐거웠기 때문에 연습에 치중할 수 없었다. 또 직장 일로도 지쳐 있었다.

우승하기까지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언제였나.

첫 게임이 늘 어렵다. 모든 게 준비되지 않았지만 승리에 대한 열망은 있기에 둘이 충돌한다. 1차전은 항상 도전이고 첫 레그도 어렵다. 경기마다 다르지만, 적응하고 경기 감각을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퍼펙트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모두 실력이 높고 그들만의 전략이 있기 때문에 누구와 경기해도 어렵다.

4강 세 번, 준우승 세 차례.
이런 실력을 갖고도 우승이 이렇게 늦은 이유는 뭘까.

여러 요인 중에 가장 큰 건 나에 대한 의구심이다. 기회는 있었지만 다른 선수들이 나보다 더 열망하고 더 노력했기에 나는 기회를 못 잡은 거다. 나는 게임할 때, 질 수도 있고 져도 괜찮다는 편한 마음을 갖는 경향이 있다. 승부욕이 없다고 할까. 재능과 기술이 있어도 자신의 능력을 의심한다면 부질없다. 그런 약점을 보완하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평소에 연습은 어느 정도 하나.

야간 근무가 많고, 공부도 병행하기 때문에 규칙적인 연습 패턴이 없다. 시간이 나면, 할 수 있을 때 다트를 잡는다. 집에 보드가 있어서 일주일에 이틀은 한 시간 정도 연습한다. 일정이 고되지만 컨디션이 허락하는 한 하우스 토너먼트는 참가한다.

한국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궁금해하는 팬이 많다.

필리핀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다가, 상담학을 연구하기 위해 2017년에 한국에 왔다. 아내가 몇 달 후 따라왔고 2019년 1월 한국에서 첫 아이를 낳았다. 현재는 직장에 다니면서 상담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논문은 다트에서 받은 인사이트가 기반이 될 것이다. 다트 할 때 심리적 영향 같은 거. 내 게임과 동료 선수들의 심리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다트는 어떤 계기로 시작했나.

23살 때 사촌들과 다트를 던지며 놀았다. 늘 져서 벌칙으로 설거지를 해야 했다. 그들을 이기기 위해, 더 나아지기 위해 꾸준히 연습했다. 사촌 중 한 명이 다트 선수였는데, 그에게 비밀 교습을 받았다. 몇 주 후 펍 토너먼트에서 그를 이겼다. 전문 선수를 하고싶은 생각도 가졌지만, 우선 학교를 마치는 데 집중했다.

한국에서 소프트 다트는 어떻게 접하게 되었나.

입국한 뒤 조카인 제시 달레이데이가 이태원 다트 커뮤니티를 소개했고 거기서 스틸 다트를 했다. 그때가 여름이었다. 다들 피닉스 섬페 참가를 권하는데, 한국에서 소프트 다트 자체를 처음 봤다. 싱글즈 골드와, 제시와 함께 한 더블즈 맥스에서 각각 8강에 들었다. 상상할 수 없이 압도적인 행사장과 스틸보다 압박이 심한 경쟁이 즐거웠다. 그리고 2017년 11월 퍼펙트에 입문했다. 더 터프한 선수들과 경기하면서 내 스킬과 능력을 시험하고 싶었다.

지금의 자리에 서기까지 주변에서 도와준 사람이 많겠다.

항상 곁에 있는 아내와 내 최고의 팬인 아들 트라비스,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여동생 주디와 동생 맥스의 지지에 감사한다. 팀 던불 가족들 특히 박균창 사장은 필리핀 동료들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당신이 최고다! 연습 파트너인 리키 에드워즈도 고맙고, 멘토이자 동기 부여자인 비달 크루즈는 용품사인 큐솔(Cuesoul)을 연결해주었다. 최성현 선수는 나를 위해 가게도 열고 언어장벽 속에서도 단점들을 고쳐주었다. 다터즈 커뮤니티인 ‘Igorot’은 작은 승리에도 힘을 북돋고 축하해준다. 그들과 함께 하는 것 자체가 위안이다.

당신이 닮고 싶은 다트 선수는 누구인가.

처음 다트를 시작할 때부터 필 테일러의 다트 게임에서 초라한 시작과 완고한 집념을 존경해왔다. 그는 누구에게나 전설이다. 게리 앤더슨의 기계 같은 정밀함은 다트 세계에서 존경할 만하다. 필과 게리는 내가 언젠가 위대해질 수 있게 더 많은 것을 하고 더 열심히 하도록 영감을 준다.

다트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무엇인가.

우선 ‘좋은 매너’를 갖추는 것이다. 좋은 플레이는 좋은 태도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다음은 멘탈이다. 뭔가를 해내겠다는 마음가짐이 근육의 움직임을 지배한다. 멘탈은 모든 면에 영향을 미친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기술이 있어도 용기가 없으면 성공하지 못한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근성(grit)이 있어야 한다. 선수들은 경기 전에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만한 피지컬은 경기력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

혹시 한국 다트계에 외국인에 대한 편견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은 정말 없다. 한국에 도착했을 때부터 환대해주었고 한국 친구들은 매우 친절했다. 오해할 만한 사건은 있었지만, 언어로 인한 의사소통의 오류일 뿐 즉시 해결되었다. 한국 친구들의 친절함에 보답하기 위해 내가 알고 있는 다트와 다른 것으로 그들을 돕고 공유하려고 한다.

한국 생활은 계속하나? 다트와 관련한 꿈을 듣고 싶다.

얼마나 더 머물지 학업이 걸려 있어서 확언할 수 없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큰 다트 무대에 도전하고 싶다. 내 궁극의 꿈은 윌리엄 힐 월드 다트 챔피언십(PDC)에서 플레이하는 것이다. 그곳에 도달하는 것은 진정 어렵지만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정말 멋질 것이다. 영국 무대에서 플레이하는 나를 기대한다.

이전글 제목, 이전글 작성자, 이전글 작성날짜, 다음글 제목, 다음글 작성자, 다음글 작성날짜로 이루어진표
다음글 2021 1차 "나의 우승이 놀랍지 않다는 말 듣고 싶다"
이전글 2020 1차 “8강 진출도 과분, 매 게임 순간을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