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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0 1차 “8강 진출도 과분, 매 게임 순간을 즐겼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11-17 11:53:40 조회수 73
2020 1차 “8강 진출도 과분, 매 게임 순간을 즐겼다” 2020-11-17

1년만에 열린 퍼펙트 토너먼트는 12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결국 온라인으로 치렀다. 아쉽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2020년 시즌 첫 챔피언은 이진혁. 예상치 못한 낯선 선수였다. 풀 리그에서 전승을 하고 토너먼트에서 황상훈 방승환 이진형을 차례로 이겼다. 8강전에서는 강력한 우승후보 박여준에 이어 박찬호까지, 결승에선 전통의 강호 최경태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대단한 이변의 대회였다. 우승 소감을 부탁한다

최경태와 3세트 크리켓 경기를 이기고 우승을 확인한 순간을 뭔 말로 표현할지 적절한 단어를 못 찾겠다. 대한민국에서 다트를 제일 잘하는 선수들만 모인 대회에서 1등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감격이다. 언젠가 대회가 열릴 거라는 생각으로 꾸준히 연습했다. 앞으로 닥칠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준 대회였다.

이진혁이 생소한 다트 팬이 많다. 자신을 소개해달라

3년 전에 다트를 시작했고, 입문 2년만에 프로가 되었다. 루키부터 실버, 골드까지 피닉스컵에 줄곧 나오면서 나를 점검했다. 최고 수준에서 놀고 싶었고 입상 경력은 없어도 레이팅을 꾸준히 올려 퍼펙트까지 진입했다. 현재 제조업체의 회계팀에서 일하는 평범한 회사원이다. 서울 수유동 화동을 홈숍으로 뉴클리어 동호회에서 활동한다.

별 입상 경력 없이 개인전 첫 우승이 퍼펙트인 것이 대단하다

2018년 피닉스컵 루키 디비전 첫 도전은 예선 탈락이었고, 실버 디비전에서 16강 한 차례, 지난해 골드 디비전에 다섯 차례 나가 16강이 최고 기록이다.
OGN 다트 챔피업십은 32강. 지난해 POL 디비전1 우승, 원리그 준우승, 2018년 POL 3등 기록은 있다. 팀전 체질인가보다. 상황이 좋아지면 정식 퍼펙트에서 좋은 성적 내고 싶다. 당장 12월 대회도 기다려 진다.

8강 오프라인 결선대회 때 컨디션이 좋았던 것 같다

8강까지는 어찌 왔지만 쟁쟁한 선수들 사이에서 버틸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당일 몸 푸는 연습 때 샷이 부드럽고 안정적이었다. 전날 잠을 못 자서 컨디션이 안 좋은데 샷 느낌도 좋고 기운이 올라왔다. 여기까지 온 것도 대단하다고 마음을 비웠는데… ‘이러면 오늘 좀더 해볼 만하겠는데?’로 변했다.

그래도 8강 첫 상대가 강력한 우승후보 박여준이었다

상대가 누구든 ‘내가 준비한 그대로 샷을 하자’고 생각했다. 근데 예상밖으로 이겨버렸고 그때부터 아무 생각 없더라. 어떻게 이겼는지 기억도 안 난다. 4강전서도 결승 간다는 생각보다 세트는 접어두고 레그 하나, 라운드 하나, 그 게임 순간에 최선을 다했다. 여기까지 온 게 좋았고 그 순간을 즐겼다. 크리켓을 공격적으로 운영했는데, 평소 연습할 때처럼 안 들어가도 상관없다는 마인드로 던졌더니 통했다.

우승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든 결정적 순간이 있었나

최경태 선수와 마지막 세트의 2레그를 이기고 나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1레그는 내준 상태였고, 2레그에서 고전하던 중에 화이트호스 한방으로 역전한 순간 ‘내가 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오더라. 반대로 상대는 그 순간 힘이 빠졌을 것이다. 그 결과 마지막 레그는 후공이었는데 스탯이 높게 나왔다.

다트는 언제부터 시작했는가

3년 전 어느 바에서 친구들과 내기하면서 다트를 처음 했다. 그때는 흥미 없었다. 그러다가 다트도 대회가 있고 프로선수가 있다는 것을 알고 조금 끌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동호회에 가입하고 여럿이 어울리다 보니 부추기는 사람도 있고 욕심도 생기고… ‘나도 도전 해볼까’ 생각했다. 능력치를 테스트해보고 싶었고 결국 여기까지 왔다.

엄청난 연습벌레라고 들었다

퇴근 후 시간을 쪼개고, 잠을 줄여가며 연습하고 있다. 하루 평균 6시간, 일주일 세 번 정도 한다. 매일 하기도 했는데 근육에 무리가 와서 격일로 바꿨다. 많이 할 때는 일주일에 하루 평균 3시간도 못 잔 적도 있다. 어떻게 우승을 했을까 돌이켜보면, ‘하늘은 스스로를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맞는구나 싶다.

연습 총량보다 질이 중요하다. 어떤 방식으로 연습하나

방식과 목표를 정하고 한다. 스트레칭과 섀도를 3번 이상 꼭 하고 시작하고. 빈 다트로 해트트릭을 완성하면 카운트업을 시작한다. 세 판 안에 불로 1000점 넘기기. 이를 달성하면 20트리플로 1000점 넘기, 그리고 트리플 타깃으로 들어간다. 한 판은 20과 19만, 다른 판은 18과 17, 16과 15로 나눠 진행한다. 그리고 나서 오프라인이든 온라인 매치든 꼭 대결을 한다.

우승하기까지 감사할 만한 사람들이 많을 텐데

우선 여자친구에게 정말 고맙다. 다트 진도가 안 나가서 포기하려 할 때 옆에서 응원해줬다. 혼자 연습하는데 4시간 넘게 기다려준 적도 있다. 김석진 선수도 감사하다. 다트 스킬뿐만 아니라 멘탈과 수많은 조언들… 이렇게 성장할 수 있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셨다. 그리고 수유동 화동의 임준택, 송혜화 사장님. 다트에만 열중할 수 있게 분위기 만들어주고, 중요 경기를 준비할 때 모든 지원해주셨다. ‘사람에게 가장 안 좋은 해충은 대충이다’라는 말씀도 열심의 동기가 됐다. 나의 다트 부모님이다.

국내외 선수 누구든 닮고 싶은 다트가 있는가

기술과 멘탈 측면으로 두 명을 롤 모델로 삼는다. 기술로는 세계 랭킹 1위 마이클 반 거원이다. 여러 자세를 연구했는데 내가 적용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스로 폼은 반 거원이다. 멘탈에서는 일본의 치노 마쓰미. 그가 출전한 거의 모든 경기를 봤는데,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한치도 흐트러짐 없이 경기를 치른다.

스스로 이진혁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끈기와 열정! 나는 상대가 누가 됐든 마지막 라운드까지 이길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다면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피닉스아이를 쏴야만 하는 상황이 온다면 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던진다. ‘진혁이는 상대가 어떻게 던지느냐에 따라 자신의 스탯을 맞추는 것 같다’고 하는 말을 듣기도 한다.

어떤 꿈을 꾸며 다트를 하는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동기가 있을 텐데

나의 한계, 능력을 시험해보고 싶다. 다트라는 스포츠는 공평한 조건에서 서로 갈고 닦은 노력과 잠재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나도 모르게 내 인생에 다트가 들어왔는데, 이것도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다트에서 세워놓은 목표를 이룰 수 있다면 앞으로 내 인생의 어떤 이정표도 성공으로 디딜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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