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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8 7차 "왜 포기하나... 다트는 끝날 때까지 모른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10-19 14:54:04 조회수 1634
2018 7차 "왜 포기하나... 다트는 끝날 때까지 모른다" 2018-10-19

올해 7차례 중 4승 했다. 이런 성적 거둘 것으로 예상했나.

지난해 마지막 대회 우승하고, 올해 첫 대회 우승하면서 성적이 좋을 것 같다는 예감은 있었다. 3등 한 번, 5등 한 번, 32강 탈락. 만족도 하고 성에 차지 않기도 한다. 마지막 대회는 편안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 또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다.

결승전이 초반부터 예상 밖으로 흘렀다. 평소 조광희가 아닌…

레그마다 첫 라운드와 2라운드 상황이 계속 안 좋게 갔다. 예상 못 한 건 아니지만, 올리브가 그 이상으로 잘 던졌다. 그런데도 뭐 이 정도야… 하면서 자만한 부분이 크다. 이렇게 끝나면 안 되는데… 여기서부터라도 정신 차리자! 하고 정신을 다잡았다.

경기 보면서 이번엔 올리버 인터뷰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무대에서 내려오니까 대부분 사람들이 질 줄 알았다고 하더라. 난 아직 마지막 발을 던지지도 않았는데, 난 끝나지 않았는데 왜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했지? 솔직히 포기한 레그는 있어도 게임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패배한 레그는 내용도 형편 없었다. 접전도 아니고 완패.

이긴 레그도 경기 내용은 안 좋았다. 진 거는 개판 수준인데, 사실 과감하게 버렸다. 힘을 빼지 않기 위해. 확실히 진 게임이면 빨리 판단하고 버리는 게 낫다. 이길 게임에만 집중했다. 밀당을 잘 한 것 같다. 다트는 마침표를 잘 찍어야 한다.

아무튼 대단한 게임이었다. 설마 극적 효과를 노린 건 아니겠지?

스스로 위험을 자초하며 드라마를 쓸 수는 없다. 이런 스토리를 남이 쓰면 보는 재미가 있을 텐데, 내가 거기에 주인공이고 싶지는 않다. 근데 이런 생각은 했다. ‘이렇게 깨지다가 확 뒤집으면 다들 멋지다고 얘기하겠지?’

3세트 3레그는 심적으로 많은 부담을 가졌을 것 같다.

디들에서 선공을 택했다. 올리버가 크리켓 선택할 줄 알았다. 2레그는 올리버가 이겼지만 2세트 뺏긴 충격이 더 컸을 것이다. 거의 다 우승했는데 내가 치고 올라왔으니까. 그래서 3레그는 심리적으로 더 유리했다. 이거 이기면 진짜 드라마다! 내가 마침표 찍어서 사람들 감동시켜야지! 그런 생각하며 던졌다.

결국 대역전극. 어디서 그런 힘이 나왔을까.

뒤에서 응원하는 동호회와 지인들 보기도 그렇고, 필리핀 선수에게 퍼펙트를 내준 선수로 기록될 것이라 생각하니 부담 됐다. 뒤집으려면 바늘구멍이 500원짜리로 보여야 했다. 던지면서 나도 놀랐다. 이럴 때 초능력이 나오는 것 같다. 나한테 이런 힘이 있구나… 이렇게 난관을 극복할 줄도 아는구나… 느꼈다.

게임 샷 직전에 한참 뒤를 돌아봤는데, 무슨 일이 있었나.

경기 도중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갤러리들이 있었다. 올리브가 우승하는 거라 생각했는지 ‘끝났다! 이제 고기 먹으러 가자!’고. 내가 던지는데 상대 응원단에서 그런 말을 던졌다. 결승전 때만 세 번이었다. 끝나다니? 내가 던져야 끝나는 거지. 경기 끝난 다음에는 무슨 말을 하든 상관 않는다. 하지만 경기 중에는 매너를 지켜야 한다.

최민석과 32강전은 지난 대회 우승자와 대결이었다.

최민석이 그러더라. 너무 빨리 만나는 거 아니냐고. 대진표가 왜 한쪽으로 자꾸 치우치는지… 단 한번도 편하게 올라간 적이 없다. 최민석은 정말 다트 잘하고 노력도 많이 한다. 다트 열정은 한국 최고다. 최민석도 잘 던지고 나도 잘 던졌다. 5레그까지 갔는데 도망가면 따라오고, 나도 잡으러 갔고. 스릴 있는 게임이었다.

필리핀 선수들이 최근 결승에 3차례나 올라왔다.

이번에는 둘 다 결승에 올라갈 수도 있었다. 낮에는 공단에서 일하고 숙소에서 다트 연습한다고 들었다. 루키부터 차근차근 골드까지 먹으며 계단식으로 올라온다. 기본 실력이 좋은 데다, 이제는 낯가림도 없고 전투력이 세졌다. 아마추어에서는 필리핀 샌드배거들이 있지만, 퍼펙트는 보이는 대로다. 계속 압도적일 것 같다. 한국 선수들 실력 키우지 않으면 안방 내줄 수 있다.

필리핀 선수들에게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유독 강한 비결은.

보통의 한국 선수들보다 그들 실력이 높다. 나는 누구와 붙어도 쫄지는 않는다. 상대가 잘 하면 내가 조금 더 잘하면 된다는 각오다. 한국 안방에서 1등 자리 내주면 망신스러울 것 같았다. 지지 않으려는 생각이 한국 선수와 할 때보다 조금 강하긴 하다.

8차전이 남았는데 올해 랭킹 1위가 이미 확정됐다.

아직 1000점 넘은 선수가 없다. 작년에는 랭킹을 집계하지 않았지만 두 번 우승에, 3위 두 번, 5위 두 번이다. 사실상 작년도 랭킹 1위고, 올해 마침표도 내가 찍는다. 올해 목표를 몇 승이 아니라 첨부터 랭킹 1위에 두었다. 연간 랭킹 1위도 뭔가 인센티브가 있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다트는 상대를 배려하는 스포츠다. 남에게 피해주는 행동은 하지 말자. 나는 톤80이나 쓰리인어베드 해도 세레머니 안 한다. 상대에게 언짢은 기분을 줄 수 있어서. 다트는 입으로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소리 지르거나 욕하는 것, 게임 끝났다! 같은 말은 안 좋다. 진짜 끝난 다음 끝났다고 하라. 상대에게도 박수 쳐주는 여유 있는 관전 문화가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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